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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매몰비용 오류: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심리
1. 매몰비용 오류란 무엇인가?
투자자들이 흔히 빠지는 심리적 함정 중 하나가 바로 *매몰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이다. 이는 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이미 지출한 비용(매몰비용)이 회수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여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심리를 뜻한다. 예를 들어, 손실이 나고 있는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이유가 "이미 너무 많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이라면 이는 매몰비용 오류에 빠진 것이다.
이 개념은 투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예를 들어, 3시간짜리 영화가 너무 재미없지만 이미 1시간을 봤기 때문에 끝까지 보겠다는 생각도 매몰비용 오류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시간이 아깝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더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지만, 이미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2. 경제학 이론과 매몰비용 오류
고전 경제학에서는 *합리적 인간(Homo Economicus)*이 최적의 선택을 한다고 가정하지만,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은 인간이 비합리적인 결정을 자주 내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다니엘 카너만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손실을 피하려는 심리가 강해 손실 회피(Loss Aversion) 성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매몰비용이 클수록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더 큰 손실을 감수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수십억 원을 들여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출시 전 시장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정보가 나왔다고 하자. 이 경우 합리적인 선택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이미 많은 돈을 투자했으니 포기할 수 없다"는 논리로 더 많은 돈을 투입하여 손실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매몰비용 오류의 전형적인 사례다.
3. 매몰비용 오류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
매몰비용 오류는 투자에서 특히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이 난 주식을 "본전"을 찾을 때까지 보유하려 하거나, 손실이 난 사업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히려 더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악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투자자가 1주당 10만 원에 매수한 주식이 5만 원까지 하락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합리적인 선택은 미래의 전망을 분석하고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A는 "이미 10만 원을 투자했으니 본전이라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주식을 계속 보유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더 하락하면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부동산 투자도 있다. 어떤 사람이 3억 원에 매입한 아파트가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2억 원까지 하락했다면, 매몰비용 오류에 빠진 투자자는 "나는 3억 원을 줬으니 3억 이상 받을 때까지 절대 팔지 않겠다"라고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만약 해당 지역의 부동산 전망이 계속 나빠진다면, 과감히 손절하고 다른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4. 매몰비용 오류를 피하는 전략
매몰비용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 객관적인 투자 원칙 수립: 감정적인 결정을 피하기 위해 미리 매도 기준을 설정하라. 예를 들어, 특정 손실 비율(예: -10%)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매도하는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 과거 비용이 아닌 미래 가치를 고려: 투자 결정을 내릴 때는 이미 발생한 비용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대 수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고 분산 투자 전략을 실행하면 매몰비용 오류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손실을 인정하는 태도 기르기: 시장에서 손실은 피할 수 없는 요소이며, 손실을 빠르게 인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자의 자세다.
- 감정이 아닌 데이터 기반 투자: 매몰비용 오류를 피하려면 감정이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백테스트, 기술적 분석, 재무제표 분석 등을 활용할 수 있다.
5. 매몰비용 오류를 극복한 사례
실제로 매몰비용 오류를 극복한 유명한 사례도 있다. 애플(Apple)은 1990년대 후반까지 여러 제품군을 운영하며 적자를 내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돌아온 후 비효율적인 프로젝트를 과감히 정리하고, 아이맥과 아이폰 등 핵심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만약 잡스가 "이미 많은 비용을 들였으니 기존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 애플은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투자자 워런 버핏도 비슷한 사례를 남겼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전망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손절하고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찾는다. 그의 투자 철학은 "당신이 구덩이에 빠졌다는 걸 알았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삽질을 멈추는 것이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6.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결론
매몰비용 오류는 감정적인 투자 결정을 유발하여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감정을 배제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의 손실이 아닌 미래의 기회를 바라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는 길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이다. 매몰비용을 인정하고 더 나은 기회를 찾는 용기를 가진다면, 장기적으로 더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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