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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0.

    by. weol_1000

    목차

      부동산 투자와 행동경제학 우리는 왜 집ㄱ밧이 오를 거라고 믿을까

      우리는 왜 집값이 계속 오를 거라고 믿을까?

      행동경제학으로 풀어보는 부동산 투자 심리의 실체

      1. 끝없이 오르는 부동산?—투자자 심리의 출발점

      “집값은 결국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며 하는 말이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부동산 가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체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도심 핵심 지역이나 학군이 뛰어난 지역,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은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일시적일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부동산은 결국 우상향"이라는 신념을 갖게 된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이 신념은 실제 데이터와 경제적 근거에 기반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인지 편향(cognitive bias)과 군중 심리(herding effect)가 만들어낸 착시일 뿐일까?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판단을 얼마나 자주 내리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부동산처럼 고가이고 장기 투자 성격을 띤 자산은 감정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사람들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기도 한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만들어내는 첫걸음이 된다.

      2. ‘보유 효과’와 ‘확증 편향’ — 내 집은 항상 예외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과도한 신념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심리적 요인은 바로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보유 효과란, 사람이 어떤 자산을 소유하고 있을 때 그 가치를 객관적 가치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내가 보유한 아파트는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심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실제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 예컨대 가격이 하락해도 매도하지 않고 "다시 오를 거야"라며 버티는 것이다. 심지어 하락세가 뚜렷한데도 손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집을 계속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때 함께 작용하는 것이 확증 편향이다. 부동산 관련 뉴스나 커뮤니티 글 중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을 취사선택해 해석하고, 반대되는 정보를 무시한다.

      이러한 인지적 왜곡은 시장의 논리와는 별개로 개인 심리 차원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신화를 지속하게 만든다. 주관적인 신념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 결과적으로 수요가 실제보다 과잉으로 형성되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현실이 기대를 반영하게 되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구조가 형성된다.

      3. 군중 심리와 '손실 회피' — 왜 우리는 불안할수록 집을 산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심리는 바로 군중 심리다. 누군가가 집을 샀고,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따라 사게 된다. 이때 작용하는 심리학적 원리가 바로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칠까 봐 두려운 심리)**와 **손실 회피(loss aversion)**다.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2배 더 크게 느낀다. 이 원칙은 부동산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합리적인 분석을 뛰어넘는다. **"기회를 놓치는 손실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지배하면서 시장 진입을 서두르게 된다.

      또한, 금리가 오르고 경기 불안정성이 커지는 시기에도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른다는 보도가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불안정한 시기일수록 실물 자산이 안전하다"는 믿음으로 부동산에 몰리게 된다. 이는 현실의 리스크 회피가 아니라 심리적 손실 회피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과도한 수요와 기대감이 다시 한번 집값 상승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4. 부동산 거품은 왜 항상 '지금은 다르다'는 말로 포장되는가

      거품 경제를 연구한 행동경제학자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는 사람들은 거품이 생기는 과정에서도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지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사고방식이다. 과거의 거품과 현재는 구조가 다르며, 이번엔 진짜 실수요에 의한 상승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과거의 데이터를 망각하게 만들고, 현실을 선택적으로 해석하게 만든다. '정부가 절대 집값을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다', '인구는 줄어도 서울의 핵심 지역은 계속 오를 것이다'와 같은 말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개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다시금 집을 사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내러티브가 언론, SNS, 전문가 코멘트 등을 통해 확산되면 사회 전체가 이를 공유하게 된다. 즉, 개인의 착각이 시장 전체의 착각으로 확대되고, 그것이 다시 가격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처럼 보이는 **비이성적 과열(irregular exuberance)**을 만든다. 실제로, 버블은 모두가 합리적이라고 믿을 때 가장 위험해진다.

      5. 기대효용과 비합리성 사이 —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고 있을까?

      기대효용이론(expected utility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효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한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우리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을 수차례 입증해 왔다. 특히 부동산처럼 미래 수익이 불확실하고 투자 단위가 큰 자산일수록 사람은 합리성보다 심리에 의존하게 된다.

      우리가 믿는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신념은 실제론 과거 경험, 심리적 보상, 타인의 선택에 대한 반응 등으로 형성된 것일 뿐, 절대적인 경제 법칙은 아니다. 이 믿음이 강화될수록 시장의 불균형은 심화되고, 결국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금리, 정책, 인구구조 변화, 도시계획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과거 데이터나 타인의 말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투자의 성공은 단기적 수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스스로의 판단을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행동경제학은 그런 점에서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결론: 행동경제학은 부동산 투자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종종 부동산을 매우 ‘객관적’으로 분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판단이 왜곡된다. ‘집값은 오른다’는 믿음은 수많은 인지 편향과 감정적 요소들이 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오른다고 믿는가?"**가 아니라,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좀 더 차분하고, 냉철하며, 지속가능한 부동산 투자자가 될 수 있다.